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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둥즈 반려생활

보호소 생활이 길었던 유기견 입양 - 시간이 약이다

by dungdungs 202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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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많고 입질 심한 강아지 적응기 2

 

 

1탄에 이어 2탄까지 본다면 조금이나마 아이에 대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미리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아이를 관찰하고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강아지가 다 다르기 때문에 내 글이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3. 관심이 때로는 독이 된다.

 

사람을 두려워하는 아이에겐 관심보단 무관심이 좋다.

 

그리고 보호소 생활을 오래 했기 때문에 집에 적응하고 가족들에게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먼저 다가가는 것보단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게 낫다.

 

카노를 예로 들자면 손길이나 물건은 당연하고 사람과 시선을 맞추는 것도 무서워했다. 자꾸만 시선을 피했고, 심기가 불편하면 입질로 드러냈다.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다가가 보려고 하고, 눈을 맞추며 대화해 보려고 했으나 카노에겐 관심이 아니라 두려움이었다.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아이의 성향을 대충이나마 파악한 우리 가족은 섣불리 다가가지 않고 먼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점점 무는 횟수가 줄어들었고, 무작정 입질보다는 으르렁거리며 표현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정말 심각한 상황이었기에 우리는 이 정도로도 고마울 정도다.

 

 

 

4. 전문가의 도움을 고려하기 전에

 

처음에는 훈련소나 훈련사를 알아봤다. 입질이 이토록 심한 강아지는 처음이었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 검색해 봤지만, 다른 곳들은 전부 훈련소나 훈련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 신뢰나 믿음이 없는 상태에서 훈련소를 보낸다면 더 큰 상처가 될 것 같았다. 그리고 훈련사를 불러 집에서 훈련하기에는 카노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특히 입질이 심한 아이는 입마개를 해야 하고, 보호소에서는 가끔 입질이 있었다고 했기에 전부 보여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도 아이에 대해 잘 모르는데 무작정 부른다면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훈련사를 불러서 물어볼까? 했지만, 지금은 잘 적응해 가고 있으니 낯선 사람을 부르고 싶지 않다.

 

카노가 우리 집에 조금 더 적응하고 우리가 카노에 대해 잘 알게 될 때, 그때 불러도 충분할 것 같다. 어쩌면 기다리는 게 익숙해진 우리 가족은 이대로 적응해 갈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너무 심한 경우나 같이 사는 게 힘들다 생각될 때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캐치하지 못하는 걸 캐치해 내는 게 전문가일 테니까.

 

 

 

입양한 지 횟수로 2.

 

입질은 현재 진행형이다. 크고 작게 물리며 피멍이 들기도 하고 상처가 흉터로 남기도 했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카노에겐 부족했는지 물리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처음보단 정말 많이 좋아졌다.

 

다가오지 않던 카노는 먼저 다가와 만져달라고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구석에서 온몸을 웅크린 채 자더니 이제는 방에서도 정 중앙에 누워 발라당 하고 잠을 자기도 한다. 지금도 심기가 불편하면 물기는 하지만, 먼저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제 감정을 표현하고 드러내 주는 게 고맙기도 하다. 카노가 싫어하는 거라면 우리가 조심하면 되는 거니 말이다.

 

아직까지 카노에 대해 모르는 게 많기는 하다. 그래도 조금씩, 천천히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같이 사는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카노도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부모님은 만지지 못하지만, 우리 자매에겐 애교도 부리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끝으로, 입양은 신중하게

 

모든 아이가 카노처럼 입질이 심하진 않지만, 아이마다 각자 가진 상처나 사연이 있다. 유기견이기 때문에 마냥 조심스러워야 하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조심성은 필요하다. 섣불리 다가가려고 하지 말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가 가진 상처와 사연을 모르기 때문에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사람은 적응이 빠르지만, 말하지 못하는 강아지는 적응 시간이 천차만별이다.

 

인내심. 인내심을 가지고 천천히 다가가거나 아니면 먼저 다가오길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자신이 생각한 것과 다른 성향 때문에 아이를 파양해서 상처를 두 번 줄 일이 없도록 고심의 고심 끝에 입양을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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